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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생활정보

낯선 나라에서의 이사 – 비용, 절차, 그리고 작은 깨달음

by antarctican 2025.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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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도시 멜번에서 처음 겪은 이사 이야기. 비용, 절차, 문화적 차이 그리고 그 안에서 배운 비움과 새로움의 의미를 전합니다.

 
 

처음엔 설렘보다 막막함이 더 컸다

<해외 이사,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한국에서는 이사를 몇 번 해본 경험이 있었지만, 낯선 땅 멜번에서의 첫 이사는 달랐다.
 
십여 년 전 그 시절의 내게는 계약부터 견적, 이삿짐센터, 청소, 공과금 이전 신청까지 하나하나 모든 게 생소했고, 특히 ‘비용 감각’을 잡기가 어려웠다.
 
멜버른은 집세와 물가가 높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보증금(bond)은 보통 4주, 혹은 8주 치 즉 1달~2달치 월세 정도, 청소나 전문 이사 서비스 비용은 시간 단위(시간당 $150~$200 정도)로 계산된다. 
 
생각보다 비싼 비용에 걱정했지만, 막상 현지 시스템을 조금씩 배우면서 “필요한 것만, 천천히” 옮기는 법을 익혔다.
 

 

멜버른의 이사 시스템, 한국과 달랐던 점들

<조금은 불편하지만, 그만큼 합리적인 구조>
멜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DIY 문화였다. 한국처럼 이삿짐센터가 집 안까지 들어와 ‘포장이사’를 해주기보다는, 짐을 스스로 포장하고, 트럭이나 밴을 빌려 직접 옮기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전문가를 부를 수도 있지만, 시간제 비용이라 부담이 크다. 뿐만 아니라 보통은 한국처럼 철저한 '포장이사'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 대부분 스스로 포장하고 박스를 채우고, 짐들을 어느 정도 옮기는 것도 나의 일이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친구나 가족을 불러 ‘함께 옮기기’를 많이 한다. 처음엔 “이사마저도 이렇게 느려도 되나?” 싶었지만, 그 덕분에 친구들과 더 가까워지고, 내 짐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또 한 가지, 멜번에서는 이사 후 End of Lease Cleaning이 필수다. 집을 비울 때 반드시 ‘전문 청소’를 하고, 확인받아야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을 수 있다.
 
보통 $300~$600 정도(주거 형태, 크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들지만, 이건 꼭 필요한 투자다.
 
 

이사 비용, 예상보다 비쌌지만 아깝지 않았던 이유

<돈보다 중요한 건 ‘비움과 새로움’>
이사 준비를 하면서 리스트를 만들고, 물건을 하나씩 싸면서 깨달았다. 필요 없는 물건이 이렇게 많았구나. 그리고 새로운 공간에는 ‘진짜 나에게 필요한 것’만 가져가고 싶어졌다.
 
멜번의 중고 거래 사이트(예: Gumtree, Facebook Marketplace)는 정말 유용했다. 필요 없는 물건을 팔아 이사 비용의 일부를 충당했고, 필요한 가구는 중고로 저렴하게 구입했다.
 
새 집을 채우는 일도, 비우는 일도 모두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이사 비용은 대략:

  • 보증금 4주 치 월세
  • End of Lease Cleaning $300~$600
  • 밴(Van) 렌트 & 친구 도움 $200~$300
  • 새로운 가구와 소품 $500~$1000

물론 집 크기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꼭 필요한 것만, 천천히”라는 마음으로 준비하면 비용도 시간도 훨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사라는 시간 속에서, 조금 더 나를 이해하다

<바쁨 대신, 천천히 옮기는 법>
이사라는 건 단순히 짐을 옮기는 일이 아니었다. 과거를 한 번 더 돌아보고, 앞으로의 나를 준비하는 시간. 이 도시 멜번에서는, 이사마저도 급하게 하지 않았다.
 
짐을 싸며 추억을 곱씹고, 새로운 집의 구조를 상상하며 “이번엔 식탁을 창가에 둘까? 커피 머신은 어디에 두지?” 같은 소소한 설렘을 느꼈다.
 
무거운 박스를 옮기면서 친구들이 건넨 농담과 웃음, 빈 집에 마지막 인사를 건네던 순간, 그리고 새로운 집에 처음 발을 들여놓던 그때의 공기. 모든 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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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작은 팁

<조금이라도 마음이 가벼워지는 이사 준비법>

  • 이사 전, 이삿짐 리스트를 만들어 꼭 필요한 것만 가져가기
  • 중고 거래 사이트 활용하기 (Gumtree, Facebook Marketplace)
  • End of Lease Cleaning 예약은 최소 2~3주 전, 업체는 계약하고 있는 부동산과 연계된 곳, 담당 에이전트를 통해 지정받는 것이 가장 좋다
  • 운송업체 이용 - 예약은 최소 2~3주 전, 사전에 서비스 내용 및 비용 확인
  • 친구들과 이사 - 도움을 미리 부탁하고, 점심 대접하기
  • 새로운 공간엔 ‘빈 공간’을 남겨두기

이렇게 준비하면 리스크와 수고를 줄이는 건 물론, 마음도 훨씬 가벼워진다.
 
 

체크리스트

  • 이사 2~6주 전 새 집 계약
  • End of Lease Cleaning 예약
  • 친구·가족 도움 요청
  • 중고 판매 & 구매 리스트 작성
  • 짐 리스트로 꼭 필요한 것만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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