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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섭식생활

식단 하나 바꿨을 뿐인데 – 나의 소비 습관이 달라진 이유

by antarctican 2025.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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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을 시작하고 난 후, 달라진 쇼핑, 선택, 태도까지. 비건 식단을 시작한 후, 소비 습관은 어떻게 바뀔까요? 식재료, 의류, 생활용품, 브랜드 기준까지 달라진 나의 선택을 구체적인 사례와 표로 정리했습니다.

 

바뀐 건 식단이 아니었다, 나의 세상이었다

비건을 시작할 땐 단지 식단만 바꾸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고기를 안 먹고, 계란 대신 두부를 먹고, 우유 대신 두유를 마시는 정도. 그게 전부라고 여겼다.

 

하지만 한 달, 6 개월, 그리고 해가 바뀌고도 여러 날을 지나면서 나는 놀라운 걸 깨달았다. 식단을 바꾸는 일은 곧 ‘선택 기준 전체’를 바꾸는 일이었다.

  • 어떤 식재료를 고를지 고민하다가
  • 어떤 식기를 쓰는지도 돌아보게 되었고
  • 어떤 브랜드가 어떤 윤리를 갖고 있는지 따지게 되었고
  • 소비 자체를 줄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번 글은 내가 비건을 시작한 후 소비 습관이 어떻게, 왜, 얼마나 달라졌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리스트, 비교표를 통해 정리한 기록이다. 비건은 단순히 ‘안 먹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사는 것’이었다.

 

식단 하나 바꿨을 뿐인데 – 나의 소비 습관이 달라진 이유

 

1. 식재료 소비 – 유기농, 로컬, 단순 식재료로 전환

비건 초기에 가장 먼저 달라진 건 식재료를 고르는 방식이었다. 이전에는 가격과 맛이 최우선 기준이었지만, 이제는 원산지, 유기농 여부, 식물성 여부, 플라스틱 포장 여부까지 고려하게 되었다.

항목 / 비건 전 / 비건 후
구매 기준 저렴한 가격 / 간편 조리 원재료 확인 / 가공도 최소화
주 구매 장소 대형마트, 배달앱 로컬 마켓, 유기농 식자재점
식재료 예시 베이컨, 계란, 시리얼, 냉동식품 병아리콩, 귀리, 두부, 생채소, 통곡물
체크 포인트 유통기한, 가격 성분표, 포장, 생산 방식, 원산지
 

나의 변화 요약:

  • ‘무엇을 먹을까’보다 ‘어디서 온 것인가’를 더 자주 묻기 시작했다.
  • 포장이 너무 과한 제품은 피하게 되었고,
  • 원재료를 중심으로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는 식품을 찾게 되었다.

 

 

2. 주방용품과 생활용품 선택 기준의 변화

식단이 바뀌니 자연스럽게 그 식단을 담는 ‘그릇’과 ‘주방도구’도 달리 보였다. 이전엔 예쁘고 할인 중인 식기를 아무 생각 없이 샀지만, 이제는 ‘오래 쓰는지’, ‘재질은 환경에 부담이 없는지’, ‘플라스틱인가 유리인가’가 선택의 기준이 되었다.

 

✔ 변화한 소비 항목

  • 종이 키친타월 사용 줄이기 → 행주, 다회용 면 수건 사용
  • 플라스틱 밀폐용기 → 유리 용기 전환
  • 일회용 랩 → 실리콘 커버 or 밀랍 랩 사용
  • 알루미늄 호일 대체용품 탐색
  • 비건 세제 / 친환경 설거지 비누로 변경

하나를 바꾸면, 연결된 수십 가지의 선택도 따라 바뀐다. 나의 비건 식단은 결국 생활 전체를 바꾸는 시작점이 되었다.

 

 

 

3. 의류 소비 – 가죽·울·모피 제품 거부 → 소재 중심의 쇼핑

비건 식단을 실천하면서 옷을 고를 때도 ‘이건 동물에서 온 것일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 특히 가죽 신발이나 울 코트를 볼 때마다 이전엔 느끼지 못했던 가벼운 거부감이 생겼다.

 

✔ 내가 멈춘 의류 소비

  • 가죽 신발, 가죽 가방
  • 울·앙고라·캐시미어 제품
  • 동물성 원단이 포함된 니트류
  • 동물 실험을 거친 브랜드 화장품

✔ 대체로 바뀐 브랜드 소비 습관

  • 식물성 소재 (리넨, 오가닉 면 등) 위주 쇼핑
  • 브랜드의 비건 라인/친환경 라인 중심 탐색
  • 불필요한 신상 소비 → 기존 제품을 더 오래 사용

비건은 단순히 식물성 음식만을 고르는 게 아니라,
그 선택 기준을 생활 전반에 적용하는 삶의 자세가 된다.

 

 

 

4. 구매 자체를 줄이게 되었다 – 최소 소비, 더 깊은 만족감

예전의 나는 쇼핑몰 장바구니를 채우고 하루에도 몇 번씩 할인 알림을 눌러보는 소비자였다. 하지만 비건 실천 이후로 무언가를 ‘사는 행위’ 자체에 대한 감각이 달라졌다.

 

✔ 변화한 소비 태도 리스트

  • “지금 정말 필요한가?”를 한번 더 묻는 습관
  • 대체 가능한 물건이 있다면 구입하지 않음
  • 세일/이벤트에도 쉽게 반응하지 않음
  • 중고 거래나 나눔 플랫폼 이용 증가
  • ‘없으면 불편함을 감수하는 훈련’에 익숙해짐

이상하게도, 덜 사는데 더 충만해졌다. 소비는 나를 채우는 수단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더 잘 쓰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5. 브랜드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 ‘무엇을 파는가’보다 ‘무엇을 지키는가’

식물성 식단을 실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윤리, 철학,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이전엔 “맛있고 유명한 브랜드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이 브랜드가 어떤 재료를 쓰는가? 동물 실험은 하지 않는가? 직원은 정당하게 대우받는가?”를 찾아보게 된다.

 

✔ 내가 기준으로 삼는 브랜드 가치 체크리스트

체크 항목 / 설명
원재료 투명성 성분, 생산지, 포장재에 대한 정보 공개 여부
친환경 포장 과포장, 플라스틱 사용 여부
비건 인증 여부 PETA 인증, Cruelty Free 마크 등
지속가능한 생산 윤리적 노동 환경, 로컬 소싱
브랜드 철학 단순 상업성 여부, 메시지의 진정성
 
※ 소비자이기 이전에 지지하는 철학에 투표하는 사람이라는 감각이 생겼다.
 
 
 
 
 

마무리 – ‘덜 먹고, 덜 사고, 더 깊이 살아가기’로 바뀐 나의 삶

비건은 단지 고기를 먹지 않는 식단이 아니다. 그건 내가 무엇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무엇에 예민해지고, 어디에 마음을 쓰는지를 바꾸는 행위였다.

 

이제 나는,


✔ 무엇을 사기 전에 ‘왜 사는가’를 먼저 묻고
✔ 한 끼를 준비하면서 환경을 한 번 더 떠올리고
✔ 브랜드 하나를 선택하면서 그 브랜드의 가치까지 고민하는 소비자가 되었다.

 

예전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더 천천히 결정하게 되었지만 그 선택은 훨씬 가볍고, 깊고, 자유롭다.

 

채식은 나에게 ‘덜 먹고, 덜 사고, 더 깊이 살아가는 삶’을 선물했다. 그리고 나는 그 변화가, 꽤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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