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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섭식생활

비건이 된 후, 가장 많이 받는 질문 7가지와 나의 대답

by antarctican 2025.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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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을 시작하면 주변에서 어떤 질문을 받을까요? 고기, 건강, 회식, 치즈, 예민함까지… 실제로 들었던 질문 7가지와 나만의 대답을 정리했습니다.

 

질문에 흔들릴 뻔했던 순간들, 그리고 내 안의 기준

비건을 시작한 뒤, 가장 먼저 달라진 건 내가 먹는 식단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질문이었다.

 

“왜 고기를 안 먹어?”
“그렇게까지 해야 돼?”
“몸에 안 좋은 거 아니야?”

 

처음에는 당황했고, 때로는 상처도 받았고, 설명하기도 피곤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질문을 통해 내 선택을 더 잘 설명하게 되었고, 누군가의 오해를 풀 수 있었으며, 내 안의 기준도 단단해졌다.

 

이번 글에는 비건을 시작한 뒤 실제로 가장 자주 들었던 질문 7가지와 그때 내가 했던 대답,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내 생각을 담았다. 혹시라도 비슷한 상황에 있는 당신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리해 본다.

 

 

 

 

1. “고기는 왜 안 먹어?”

이 질문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당황스러운 질문이었다. 처음 들었을 땐, 내가 뭔가를 ‘금지당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이유는 딱 하나는 아니에요. 건강, 동물권, 환경 문제… 이런 것들이 섞여 있어요. 그냥 내가 뭘 먹는지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주는 것 같아서, 한 번 바꿔보고 싶었어요.”

 

의도를 설명할 수 있을 때, 비건은 변덕이 아닌 기준이 된다. 이 대답은 내 삶에 대한 태도를 담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도 그걸 조금은 이해해 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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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렇게 먹으면 건강에 문제 생기는 거 아니야?”

많이 들은 질문이고, 실제로 나도 초반에는 걱정했었다. 비건 초기에 몸이 무기력하거나 소화가 불편했던 날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좀 힘들었어요. 근데 단백질, B12, 오메가3 같은 보충제를 제대로 챙기니까 오히려 예전보다 컨디션이 안정됐어요. 무조건 채식이 더 건강하진 않지만, 잘 설계된 채식은 충분히 건강할 수 있어요.”

 

내 몸의 변화는 건강함으로 증명됐다. 이후 이 질문은 ‘걱정’이 아니라, 관심의 표현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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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럼 계란도 안 먹어? 치즈도 못 먹는 거야?”

이건 정말 자주 들었다. 특히 외식 자리에서 “치즈 괜찮지 않아?”라는 말은 수시로 나왔다.

“계란, 치즈도 동물성 식품이라 비건 식단에선 제외해요. 비건은 우유 대신 두유, 치즈 대신 캐슈 치즈 같은 대체품을 써요. 꼭 안 먹어야 해서 안 먹는 게 아니라 나랑 맞지 않다고 느껴져서 대체하고 있어요.”

 

‘못 먹는 사람’이 아니라 ‘선택한 사람’이라는 걸 표현하는 게 중요했다. 그러면 상대도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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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비건이면 약도 안 먹는 거야?”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었지만, 의외로 자주 들었다. 특히 약에 동물성 젤라틴이 들어간 경우가 있기 때문에 비건과 약의 관계는 애매한 지점이 존재한다.

“일상적으로 먹는 약은 성분까지 비건인지 확인하기 어려워서, 꼭 필요한 경우는 그냥 먹어요. 실천 가능한 선에서 노력하고 있는 거지 완벽주의로 살려고 하는 건 아니에요.”

 

이 대답은 사람들에게 비건은 ‘완벽한 수행’이 아니라, ‘의도를 지켜가는 생활방식’이라는 인식을 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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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회식 땐 뭐 먹어?”

이건 직장인이라면 100% 듣는 질문이다.

“고기를 먹는 회식 자리도 그냥 같이 가요. 고기 대신 채소나 곡물류, 다른 것들을 먹어요. 회식은 사람을 위한 자리니까, 먹는 건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어요.”

 

이런 대답을 하면 의외로 불편하지 않게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내 기준을 지키면서도 타인의 공간에 예의 있게 머무를 수 있다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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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건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가장 마음이 흔들렸던 질문이다. 내 선택이 ‘예민함’이나 ‘과민반응’으로 비춰질까 두려웠다.

“예민하게 보일 수도 있죠. 근데 이게 나한테 중요한 가치라서, 조금 불편하더라도 지키고 싶어요. 누군가에겐 별일 아니지만, 누군가에겐 삶을 바꾸는 작은 실천이 될 수 있잖아요.”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나의 기준을 존중하는 말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진심은 조금씩 전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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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걸 왜 하는 거야? 종교야?”

농담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속으로는 ‘이해받지 못하는 느낌’에 위축될 때도 있었다.

“종교는 아니에요. 그냥 내가 좀 더 나답게 살고 싶어서요. 내가 선택한 삶의 방식이니까, 가볍게 보이지만은 않으면 좋겠어요.”

 

이 말을 했을 때 상대는 더 이상 농담하지 않았다. 비건이 가볍게 흉내 낼 수 있는 유행이 아니라, ‘개인의 철학’이 담긴 선택이라는 걸 느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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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 질문에 대답하면서, 나는 나를 더 이해하게 되었다

비건이 되고 나서 가장 많이 바뀐 건 식단이 아니었다. 말하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 그리고 나를 대하는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질문이 무섭고, 상대의 반응이 두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 질문은 공격이 아니라 이해하고 싶다는 표현일 수 있다는 걸
✔ 대답은 방어가 아니라 나를 설명하는 기회라는 걸

 

비건은 혼자 먹는 식사가 아니라, 사람들과의 대화 방식까지 바꾸는 경험이었다. 당신도 이런 질문을 받고 있다면, 그건 당신의 선택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건 분명, 아주 멋진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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